본문 바로가기

문화일기/독서일기

[장편소설] 정보라, 여자들의 왕, 아작출판

728x90
반응형

 #정보라

#장편소설

#아작

#여자들의 왕
 


이틀만에 단숨에 읽었다.

모든클리셰와 예상을 뒤집어서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소설을 읽고 작가의 말을 보면 더 흥미롭다.

용에 대해 서양과 동양의 정반대 취급을 하는 것이라던가, 전통적인 클리셰에서 성별만 바꿔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점 등등(한편으로는 현실에서는 정반대라는 점이 슬프다.)

 

높은탑의 공주와 편에서 불을뿜는 용, 시체 무리들이 떼지어 나오는것 등등 비현실적이지만

등장인물이 겪는 상황묘사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기사가 탑꼭대기까지 올라오는 과정을 뛰다가 걷다가 기어오는 것으로 전개하는 것만 봐도 현실적이어서 웃음이 난다.


 
76p
유모는 쟁반을 그대로 든 채 다시 기사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물었다.
"기사란 본시 무고한 자를 해치지 않는 거라면서유?"
"그렇소.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이오?"
기사가 되물었다. 유모가 한숨들 푹 쉬었다.
"그 용이 무슨 짓을 했다고 그렇게들 떼로 몰려가서 못 죽여서 야단이라유?"
"그거야 용은 불을 일으키고, 사람을 잡아먹고, 나라에 혼란을 일으키고 세상을 멸망시킬수도..."
"그래유? 그거 참 무시무시한 동물이네유."
유모가 조금 웃으면서 기사의 말을 막았다. 그리고 물었다.
"그런데 그걸 기사님이 다 봤어유?"
"에?"
기사가 되물었다. 유모가 다시 말했다.
"그, 불을 일으키고 사람를 잡아먹고, 나라에 혼란을 일으키는 구 꼴을, 기사님기 직접 봤냐 말이유."
"그,그거야..,"
대답을 하다 말고 기사는 말이 막혔다.
"아, 저, 그렇지만, 공주님을 잡아갔으니까...,"
기사가 더듬거리는 모습을 보고 유모는 웃었다. 가느다란 눈이 더 가늘어지는 모습을 보며 기사는 문득 생각했다. 저런 눈을 어디서 봤더라.
"그건 잡아간게 아니지유. 불렀으니께 와서 데려간거지."
"자기한테 아무런 해도 안 끼쳤는데, 괜히 공명심에 들떠서 죽이겠다고 쳐들어갔으니 발목 잡혀도 싸지유."

 
 
 
215p
문법 자체가 성별 구분에 민감하지 않은 언어의 경우 고문서의 해독에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목을 벤 장군의 이야기에서 장군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