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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기/독서일기

[장편소설] 불펜의 시간 - 김유원 (야구를 몰라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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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갔더니 큰글씨책이 있어서 빌렸다.

 

야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인터넷에서 누군가의 추천글을 본적이 있어서 이끌리듯 책을 집었다.

 

 

 

(스포있음)

 

 

 

 

 

 

 

 

 

준삼, 기현, 혁오 3명의 주인공이 야구와 얽힌 각자의 삶을 보여준다.

 

 

- 준삼이는 학생때까지 야구선수를 하다가 혁오의 완벽한 투구자세를 본 후로 충격을 받고 스스로 야구를 그만두었다.

준삼이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증권회사에서 근무한다.

그러다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정규직이 아닌 여직원이라고 불리는 선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으며 회사생활을 익혀나갔지만, 그도 결국 다른 정규직 선배들처럼 여직원의 존재를 하찮게 여긴다.

 

선배들처럼 비열하게 살아남고자 했던 준삼이는 결국 증권회사에서 살아남기에 실패했다.

 

 

- 기현이는 야구를 정말잘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야구선수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대신 언론사에서 스포츠 기자로 특종을 잡으며 돋보적인 존재감과 편집장의 신임을 얻었다.

 

그러나, 편집장의 신임이라고 여겼던 인정은 사실상 편집장이 기현을 "여기자"로서 이용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딱딱한 남기자가 아닌 여기자랑 인터뷰를 가야 특종을 더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무척 화났음, 업무배제와 폭력행사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청 진정 넣을 수 있고, 형사처벌까지 가능해보이던데,, 현실이 아니니까 참는다.^^)

 

야구 선수들의 승부조작이라는 특종을 세상에 알리려고 했지만, 편집장의 방해(?)로 결국 그의 목적은 좌절된다.

혁오와의 진정성 있는 인터뷰도 편집장의 악의적인 편집기사로 인해, 기현이는 언론사를 퇴사하고 혁오는 야구를 은퇴한다.

 

- 혁오는 프로야구선수단에 발탁되기까지 야구 유망주였지만, 친구(친구라고 할 수는 없고 엄마친구의 아들)의 죽음으로 인하여 트라우마가 생긴 후 투구를 제대로 못했다.

 

그런데, 혁오는 사실 일부러 지고 있었다. 스스로 볼넷을 몇번 하는 등 본인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게 경기를 하면 만족해했다. 혁오는 트라우마를 그런식으로 극복하고 있었다.

 

 

 

3명은 모두 빛나는 시절을 지나서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준삼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었을 때, 기현이 편집장에게 뒤통수를 맞았을 때, 혁오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식에 있어서 정말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야구는 이기는것만이 중요한게 아니라고 말하는 혁오가 마이너 선수단으로 행복하게 활동하는 모습,

혁오와의 진지한 인터뷰 이후에  왜 그토록 본인이 특종을 쫓아야 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기현과

퇴사 후 공황장애를 극복하려는 준삼으로부터 

알게모르게 그들을 응원하게 되면서 내 모습은 어떤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인생에서 뭘쫓고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야구를 몰라도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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